표류하는 외교-안보, 대한민국이 불안하다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6/23 [14:53]

표류하는 외교-안보, 대한민국이 불안하다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6/23 [14:53]

▲ 최종표 발행인 ©시사포스트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경제가 어렵다, 물가가 오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정작 국가의 존립을 좌우하는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둔감하다. 역사는 수없이 증명하고 있다. 외교가 실패하면 경제는 무너지고, 안보가 흔들리면 국가는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위험한 지정학적 화약고 위에 서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현실이 됐고, 미·중 패권전쟁은 이미 총성 없는 세계대전 수준이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은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최근 청와대가 국가안보실 인사를 단행했다. 군사안보 전문가와 경제안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에 대한 철학과 전략이다. 지금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외교의 좌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익 중심 외교를 말하지만, 국익이 무엇인지조차 선명하지 않다. 미국을 의식하고 중국을 경계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명확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우유부단에 가깝다.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에서 눈치 외교는 결코 전략이 될 수 없다.

 

경제안보 역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21세기 전쟁은 총과 미사일만으로 치러지지 않는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과 희토류가 무기가 되고 있다.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가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고, 미국은 첨단기술을 안보 자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핵심 소재를 전략적으로 통제한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한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원자재 공급망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서 에너지 안보는 여전히 취약하다.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는 존재하지만, 국가적 위기 앞에서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국제사회는 정보가 곧 국력인 시대다. 적보다 먼저 알고 경쟁자보다 먼저 움직이는 국가만 살아남는다. 그러나 여전히 사건이 터진 뒤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는 부족하고 예측은 늦다. 그리고 전략은 없고 대책만 난무하다. 이것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매우 위험한 신호이다.

 

북한의 움직임과 중국의 전략 변화, 미국의 정책 방향, 러시아의 군사적 계산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한다면, 한국은 언제든 강대국들의 전략 속에서 장기판 위의 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장기 국가전략의 부재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교 정책이 흔들리고 안보 정책이 바뀌고 있다. 국가 백년대계는 사라지고 5년 단위 정치 논리만 남아 있다. 세계 강국들이 20·30년 후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다음 선거만 바라보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한국 외교·안보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 생존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외교·안보 대전환이다. 외교가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지고,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가 무너진다. 우리는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 준비된 국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만, 준비되지 않은 국가는 역사의 희생양이 된다.

 

대체 불가능한 국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 흔들리는 국가로 남을 것인가. 그 답은 지금 우리의 외교·안보 전략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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