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대형 사고,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6/02 [17:29]

반복되는 대형 사고,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6/02 [17:29]

▲ 발행인 최종표 ©시사포스트

나라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교량과 도로가 붕괴되고, 산업 현장에서는 화재와 폭발 사고가 잇따르며, 평범한 일상이 순식간에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 출근길에 나선 노동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시민들이 매일 오가던 공간이 사고 현장으로 바뀌는 현실 속에서 국민의 불안은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으레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개인의 부주의와 현장의 안일함을 지적하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민이 느끼는 불안은 차원이 다르다. 아무리 조심해도 국가가 구축해야 할 안전망이 허술하다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절망감이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산업 강국이자 첨단기술 국가를 자부한다. 그러나 첨단산업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과 위험을 방치하는 안전 관리 체계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수십 년 된 교량과 고가도로, 대형 공장과 산업시설은 언제든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문제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은 구호가 아니라 투자이며, 비용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기업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말을 반복한다.

 

사고가 나면 수습하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잊어버리는 악순환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사고 이전의 예방으로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노후 인프라에 대한 전수조사와 실시간 디지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위험 산업 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과 독립적인 안전 감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인명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기업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많은 산업재해는 예측 불가능한 천재지변이 아니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인 경우가 적지 않다.

 

재난 대응 체계의 혁신도 시급하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관 간 책임 공방과 지휘 체계 혼선이 반복된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현장을 즉시 통제하고 관계 기관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강력한 국가 안전 컨트롤 타워가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재난 앞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사고 자체보다 무능과 무책임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토를 지키고, 내부의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며 “오늘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불안이 일상이 된 사회에는 희망도 미래도 없다. 국민은 더 이상 사과와 다짐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다. 정부와 기업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흘리는 눈물보다, 참사를 막기 위한 예방이 훨씬 값지고 강력하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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