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보다 체류’ 제주가 관광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최하나 기자 | 기사입력 2026/05/18 [19:07]

‘숫자보다 체류’ 제주가 관광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최하나 기자 | 입력 : 2026/05/18 [19:07]


제주도가 관광객 수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체류 기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정책 방향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항공료 상승 등 관광 여건 변화 속에서 방문객 규모보다 머무는 시간과 소비의 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도는 18일 서귀포시 남원읍 동백마을(신흥2리) 방문자센터 체험장에서 주간혁신성장회의를 열고 체류형 관광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가 열린 동백마을은 1706년 형성된 300년 넘는 역사의 마을로, 지방기념물 제27호 동백나무 군락지를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 농촌체험휴양마을, 2018년 우수농촌체험마을 ‘으뜸촌’에 선정된 데 이어 2023년에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이름을 올렸다.

 

동백마을은 제주 마을여행 통합브랜드인 ‘카름스테이’에도 참여하고 있다. ‘카름’은 제주어로 작은 마을을 뜻하며, 현재 13개 마을이 숙박·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회의에서는 체류형 관광 정책의 성과도 공유됐다.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 대표는 누적 발전기금 약 1억6000만원, 원료 수매 누적 약 16억원의 경제 효과를 소개했다. 최근에는 제주관광공사와 연계해 말기암 환자 가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동백마을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마을 만들기 정책의 결과”라며 “올해부터 관련 사업이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된 만큼 머무는 관광 중심의 미래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배움여행(런케이션)과 휴가지 원격근무(워케이션) 등 체류형 프로그램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청춘정거장 in 제주’는 도외 청년(19~39세) 250명을 대상으로 읍·면 지역 숙박비 최대 30만원과 제주살이 체험 프로그램 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청년 유입과 지역 체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도외 벤처캐피털(VC)과 제주 기업을 연결하는 ‘VC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6월부터 운영하고, 농촌에 머물며 일하는 ‘농케이션’ 프로그램도 확대할 방침이다.

 

오 지사는 “신규 사업은 실패를 우려해 규모를 작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체류형 사업 규모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진흥기금 등과 연계한 예산 확대와 부서 간 협업 강화를 주문했다.

 

제주도는 관광을 넘어 청년 유입, 투자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묶는 체류형 정책을 확대해 관광 산업의 구조 전환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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