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은 다시 선거 국면에 들어섰고, 정당들은 저마다 혁신 공천과 도덕성 회복을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적격자와 낙하산 공천은 결코 없을 것”이라 공언했고, 국민의힘 역시 “공천은 정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사”라며 공정성을 약속했다. 그러나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이 다짐이 이번에도 공허한 수사(修辭)에 머물고 있다.
이번 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자 가운데 36%가 범죄 전력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후보 3명 가운데 1명이 전과자라는 것으로 정당의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각 정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범죄의 내용이다. 생계형 범죄나 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의 전과가 아니라 음주운전, 사기, 폭행, 심지어 성범죄 등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 전력을 가진 이들이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명함을 내밀고 있다. 주민의 삶을 책임지고 예산을 심의하며 조례를 만드는 자리에 이런 인물들이 서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정당은 ‘늘 인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걸러낼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도덕성 검증은 뒤로 밀리고, 측근 챙기기식 밀실 공천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공천은 말 그대로 공적 추천이다. 정당이 특정 후보에게 공천장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와 자질을 시민 앞에 보증하겠다는 뜻이다. 파렴치한 범죄자가 공천장을 거머쥐는 순간, 그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특히 지방정치는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도로 하나, 복지 예산 하나, 아이들의 급식과 노인의 돌봄까지 모두 지방의회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지방선거를 덜 중요한 선거처럼 여겨왔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더 넓혀야 한다. 후보자의 전과 기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후보자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고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유권자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선거 포스터와 공보물 전면에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과거가 가감 없이 제시되어야만 올바른 선택이 가능해진다.
결국, 정치를 바꾸는 힘은 유권자에게 있다. 정당이 부적격자 후보를 걸러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 어차피 다 똑같다는 냉소는 가장 무책임한 방관이다. 도덕적 결함이 있는 후보에게 단호하게 표를 주지 않는 유권자의 심판이 필요하다.
깨끗한 인물이 깨끗한 정치를 하고, 그 정치가 쌓여야 국가의 국격을 높인다. 이번 지방선거가 파렴치한 범죄자들을 솎아내고, 국민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된 인물들을 선별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부적격 후보를 가려내는 날카로운 눈, 그것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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