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드라마 ‘아너 : 그녀들의 법정’에서 이나영이 연기하는 윤라영은 ‘셀럽 변호사’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복잡한 윤리적 질문이 공존한다. 드라마는 법정을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들여다보는 것은 여성들의 관계와 연대, 그리고 자기 고백의 용기다. 이나영은 그 중심에서 인물의 균열을 과장 없이 드러낸다.
특히 위기를 정면으로 통과하는 장면들에서 그의 눈빛은 단순한 카리스마를 넘어선다. 날 선 추적의 순간과, 스스로의 과거를 마주하는 침묵의 장면 사이에서 윤라영은 단단해지기보다 오히려 더 섬세해진다. 최근 방송된 7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 4.3%를 기록한 것은, 이 같은 감정의 설득력이 축적된 결과로 읽힌다.
공개된 촬영장 비하인드 컷 역시 흥미롭다. 수트와 가죽 재킷을 매만지며 캐릭터의 외형을 완성하는 순간, 그리고 연출을 맡은 박건호 감독과 장면의 결을 조율하는 표정에서는 배우로서의 치열함이 묻어난다. 대본에서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은 윤라영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한 겹씩 쌓아 올리는 과정처럼 보인다.
카메라 밖의 이나영은 또 다르다. 붐 마이크를 들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모습은 극 중 인물과는 사뭇 다른 온도를 전한다. 무거운 서사를 견디는 현장이지만, 배우는 그 틈에서 유연하게 숨을 고른다.
8회에서는 윤라영의 고백이 ‘커넥트인’ 피해자들의 결집으로 이어지며 서사가 또 한 번 방향을 틀었다. 개인의 상처가 집단의 연대로 확장되는 지점,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이나영의 얼굴이 놓여 있다.
‘아너 : 그녀들의 법정’ 9회는 3월 2일 밤 10시 방송된다. 법정 드라마의 외형을 빌려, 결국은 여성 서사의 결을 묻는 이 작품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KT스튜디오지니, 이든나인 <저작권자 ⓒ 시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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