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보류, 대구시의회 ‘자충수’ 비판

최하나 기자 | 기사입력 2026/02/25 [14:16]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보류, 대구시의회 ‘자충수’ 비판

최하나 기자 | 입력 : 2026/02/25 [14:16]

▲ 사진=대구시의회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통합 논의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24일 법사위는 광주·전남 통합법안은 처리한 반면,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은 보류했다. 회기 종료가 임박한 데다 여야가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대치 중이어서 이번 회기 내 처리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보류를 두고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구시의회의 책임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전날 대구시의회가 발표한 성명이 결과적으로 법안 보류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의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졸속적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강행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2024년 12월 통합 동의 당시 전제 조건이었던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과 20조 원 규모 재정 인센티브의 구체화가 특별법 수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통합 이후 의회 구조가 대구 33석, 경북 60석으로 재편될 경우 대표성과 정책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안 처리를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 ‘강행 반대’ 표현이 담긴 성명을 낸 것은 정치적으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구시의회를 정면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7년간 피땀 흘려 쌓아온 통합의 공든 탑을 왜 이 결정적 순간에 흔들었느냐”며 “스스로 빌미를 내줘 통합을 미루려는 쪽에 명분을 쥐여준 꼴”이라고 질타했다.

 

법사위 보류 직후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야당의 지역 차별을 규탄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경북도의회 역시 유감 입장을 밝히고 국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백년대계가 걸린 중대 사안을 두고 치밀한 정무적 판단 없이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의회 측은 “통합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의원 정수 비대칭과 재정 지원의 불명확성을 바로잡기 위한 문제 제기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졸속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견제였다는 주장이다.

 

향후 관건은 재심사 여부와 여야 협상이다. 이번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되더라도, 지역 정치권이 내부 이견을 조율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구체화해 재추진 동력을 살릴 수 있을지가 통합 성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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